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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충성! 양구의 가족이 됐습니다' 백두신교대 배꼽봉사단

입소 등 행사마다 병사들 간식 챙기며 응원…부모에겐 부대 정보 제공

NGO글로벌뉴스 | 기사입력 2022/09/05 [06:55]

[나눔동행] '충성! 양구의 가족이 됐습니다' 백두신교대 배꼽봉사단

입소 등 행사마다 병사들 간식 챙기며 응원…부모에겐 부대 정보 제공

NGO글로벌뉴스 | 입력 : 2022/09/05 [06:55]

▲ 양구 육군 21사단서 선행 펼치는 배꼽봉사단  © NGO글로벌뉴스

(양구=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은 다 비슷할 것이다.

'밥은 먹을 만할까, 너무 춥거나 덥진 않을지, 고된 훈련에 몸이 상하면 어쩌나…' 같은 걱정으로 며칠 밤을 뒤척일 그 마음을 헤아리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강원도 양구에 있는 육군 21사단 신병교육대에 아들을 맡긴 부모들은 그 걱정을 반절은 덜어낼 수 있다.

독특한 전우애로 똘똘 뭉친 '배꼽봉사단'이 있기 때문이다.

배꼽봉사단은 21사단 백두산부대 신병교육대 입영 장병의 부모들과 신교대 인근 주민으로 이뤄진 봉사단이다. 여기서 배꼽은 국토정중앙 양구의 별칭이다.

양구에 아이들을 맡겨놓고 우린 가족이 됐지 말입니다'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군인 만큼이나 끈끈한 동지애를 자랑하며 신병 입소식과 수료식, 행군, 체육대회 등 각종 부대 행사를 누비며 선행을 펼친다.

봉사단은 3일 현재 회원 수가 8천200여 명에 이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성복(56) 단장이 있다.

양구에서 농사를 짓는 고 단장은 6년 전 아들을 화천에 있는 신교대로 보내면서 부대 날씨라던지 아이들 근황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는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라면 다들 가질 걱정'이라고 깨달은 고 단장은 2016년 이를 행동에 옮긴다. 배꼽봉사단이 탄생한 순간이다.

그는 먼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입영 장병 부모를 모았다. 매일 아침 부대 인근의 하늘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그날의 부대 날씨도 함께 알렸다. 장병들의 우렁찬 아침 체조 소리도 녹음해 올렸다.

▲ 고성복 양구 배꼽봉사단장  © NGO글로벌뉴스

소문을 들은 부모들로 카페 회원 수는 빠르게 늘었다. 이들은 카페 게시물을 보며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달랬고 걱정을 덜었다.

회원을 모은 뒤 봉사단은 행동에 들어갔다. 입소 장병에게는 무사히 훈련 잘 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크림 등 선물과 간식을 손수 챙겼다.

퇴소식에서는 이등병 계급장을 다는 병사들에게 꽃과 편지, 선물을 건네며 함께 축하했다. 밤샘으로 유명한 행군 훈련 때도 찾아 든든한 간식을 건네며 격려했다.

이들이 준비한 간식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초코파이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입맛에 맞게 수제 와플과 핫도그, 마들렌, 마카롱 등 입대 전 청년들이 흔히 즐겼을 음식들을 마련했다.

부대 체육대회에는 통닭을 준비해 병사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또 여러 사정으로 부모 없이 퇴소식을 맞는 장병에게는 1일 부모를 자처하며 한우 식당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카페에서 차를 대접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봉사단은 2018년 인터넷 카페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한 종류인 밴드로 소통 창구를 바꿨다.

▲ 봉사단이 준비한 전역 편지와 선물  © NGO글로벌뉴스

밴드에는 이미 전역한 장병 부모들도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 갓 입대한 장병 부모들에게 여러 '꿀팁'을 알려주고, 간식 비용 등을 계속 후원하기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고 있다.

아들을 잠시 나라에 맡긴 대신 새로운 가족을 얻은 셈이다.

또 이들은 신병 부모가 밴드에 가입하면 직전 기수 부모가 지역 농산물을 선물하는 '내리사랑'이라는 독특한 제도로 지역 농가를 돕고 양구 농산물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아들을 신교대에 보낸 A씨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근무 환경이 가혹하다' 등 걱정되는 정보만 나왔는데 봉사단에 가입해 현장 소식을 접하니 안심이 되고 감사한 마음이 충만해졌다"고 말했다.

장병은 물론 이들의 부모도 전역 후 종종 신교대 바로 앞에 있는 고 단장의 집을 찾아 인사하며 감사 편지와 함께 선물과 후원금을 두고 간다.

▲ 전역 병사 모친의 감사 편지  © NGO글로벌뉴스

이들은 배꼽봉사단을 알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고 단장은 "선행과 봉사를 이어가는 회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못 줘서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며 "우리 장병들이 양구를 오랫동안 좋게 기억할 수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꼽봉사단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28일 고 단장 부부에게 선물한 감사패에는 이런 글이 담겼다.

"사랑이 무엇인지 실천해준 당신, 봉사가 무엇인지 알게 해준 당신, 우리는 당신을 양구의 천사라고 부릅니다. 당신이 있기에 우리 아들들을 여기 믿고 맡깁니다."

▲ 회원들이 선물한 감사패  © NGO글로벌뉴스


yang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