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찬물 끼얹은 트럼프
"문재인 정부, 한반도 전쟁 위기상황 통제하고 제어해야" 외
기사입력: 2017/12/03 [23:01] ⓒ NGO글로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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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27 11:41l최종 업데이트 17.11.27 11:41글: 박석진(2000p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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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한반도의 군사안보정세가 다시 짙은 안개 속으로 진입했다. 지난 11월 20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지난 2008년 북한이 핵시설 검증에 합의하며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지 9년만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은 핵 초토화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에 더해 외국 영토에서의 암살 등을 포함한 국제적인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행동을 되풀이해 왔다"라고 규정한 뒤 "이 지정은 북한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제재와 불이익을 가할 것이며 살인정권을 고립화하려는 우리의 최대의 압박작전을 지원할 것"이라며 "2주가 지나면 제재는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해 추가적인 제재를 예고했다. 실제 미 재무부는 이튿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의 개인 1명과 기관 13곳 선박 20척에 대한 재재를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올해 초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이 발단이 됐고,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올해 6월 식물인간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와 사망하자 미 의회에서 행정부에 재지정을 촉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최근 중국의 대북 특사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대북특사 성과 없자...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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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가는 쑹타오 중국 대외연락부장 지난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시진핑 특사로 방북하는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귀빈 통로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17일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으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쑹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지난 제19차 중국 공산당 대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한편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중단할 필요성과 관련한 시 주석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특사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만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로서 그 이유와 관련해서는 최근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과 이번 중국 특사의 '급'이 이전보다 낮은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 등이 나온다. 이유야 어찌됐든 북한이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중재 시도를 거부함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안보정세는 다시 짙은 안개 속으로 진입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원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관련 입장을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이 끝나는 시점인 지난 11월 15일께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대북 특사가 가져오는 메시지를 보고 판단하기 위해 발표시점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지자 곧바로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한을 '특별히 더' 괴롭힐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1978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은 지정된 국가에 대해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 대외원조법, 적성국 교역법, 수출관리법, 국제금융기관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한 4가지의 제재를 받는데 이미 북한은 이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효성도, 요건도 못 갖춘 테러지원국 재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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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 발사 지켜보는 김정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월 16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할 당시 사진.

 

또한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은 그 요건 충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가 밝히고 있는 테러지원국의 의미는 테러활동에 연루되거나 테러단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한 국가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테러조직에 대한 기획이나 훈련, 수송, 물질 지원 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논의의 출발점이 된 김정남 암살사건을 테러라고 쳐도 반복적인 테러지원행위로 보긴 어렵고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언급하고 있는 테러로 보기보다는 북한 내부의 권력 암투나 숙청 등으로 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의 경우도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일 수는 있어도 테러로 보긴 어렵다. 미 국무부 내의 법률팀도 같은 판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 제재의 효과도 미미하고 미국 스스로 정한 요건에도 충족하지 못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은 지난 9월 15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 발사 이후 두 달이 넘도록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멈추고 있는 북한에게 다시 군사적 행동을 시도할 명분만을 줄 뿐이다.

실제 북한은 자신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이 있은 직후인 지난 11월 21일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을 통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미치광이' '늙다리 깡패' 등으로 표현하며 "(미 대통령의) 특대형 범죄는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극악무도한 도전이며 우리 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규정하고 "트럼프를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언론인 <월스트리저널>조차 칼럼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복원에 추가 장애물을 놓음으로써 외교적 개입을 향한 문을 닫아버린 셈"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을 통해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가능성을 차단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는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이 있은 뒤 청와대는 공식 입장조차 내지 않았고 외교부는 공식 발표도 아닌 출입기자단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테러지원국 재지정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논평을 냈을 뿐이다.

왜 환영 논평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문자 그대로 이해해 달라"는 외교부 관계자의 답변은 문재인 정부가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주지하다시피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고, 11월 13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2018 평창올림픽 휴전결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서둘러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도 중국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시도의 한 측면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 끼얹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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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우호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미군 기지에서 열린 장병들과 오찬에서 한미 양국 우호와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이런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아랑곳 없이 지난 24일 주한 미7공군사령부는 다음 달 초 한미 군용기 230여 대가 동원되는 사상 최대의 연합군사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우는 F-22(랩터)를 포함해 F-35A, F-35B 등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3종세트가 총출동하며 주한미군기지, 주일미군기지, 괌 앤더슨 기지, 미 본토에서 수백여 대의 미 전투기가 일제히 출격해 한반도로 몰려와 실무장 투하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동원되는 미군 병력만 1만 2000여명이다.

누구를 위한 군사연습인가. 이 군사연습은 우리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한국의 영원한 친구라는 미국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긴 한가.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석진씨는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상임활동가입니다. 이 글은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의 주간 뉴스레터 'watch M' 제117호에 실린 칼럼을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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