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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명은 서에서 동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거쳤고 이는 중원의 확산 과정이기도

양쯔강 유역의 정치세력은 황하 유역이나 그 북쪽에 자리잡은 세력에게 계속 패배

NGO글로벌뉴스 | 기사입력 2021/08/05 [11:53]

중국 문명은 서에서 동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거쳤고 이는 중원의 확산 과정이기도

양쯔강 유역의 정치세력은 황하 유역이나 그 북쪽에 자리잡은 세력에게 계속 패배

NGO글로벌뉴스 | 입력 : 2021/08/05 [11:53]

  © NGO글로벌뉴스    

정저우 홍수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

-베이징은 황하-장강 잇는 대운하가 낳은 정치적 중심지. 중국은 더는 갈 데가 없다.

 

이번에 물난리가 난 정저우(鄭州)는 뤄양(洛陽), 시안(西安) 등과 함께 중국의 오랜 역사 무대였다. 사실상 중원이라고 불리는 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를 보면, 정저우와 뤄양, 시안이 동서로 거의 수평으로 가로놓인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들 도시들은 황하의 흐름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황하문명이 나아가는 연속선상에서 개발되고 발전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들 3개 도시의 중간중간에 삼문협, 함곡관 등 중국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들이 놓여있다. 정저우시는 삼국지에서 조조와 원소가 일전을 벌여 조조의 중원 패권을 결정지었던 관도대전의 현장이기도 하다.

 

중국 문명은 서에서 동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거쳤고 이는 중원의 확산 과정이기도 했다. 그 중원의 확산 과정은 최종적으로 만주 지방의 흡수를 통해 마무리됐다. 정치적 중심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원의 무게중심은 시안에서 뤄양으로 다시 정저우로 이동했다가 최종적으로는 베이징에 자리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 이후엔 더 이상 동으로 나아갈 데가 없다. 만주로 갈 경우 거대한 중국 대륙에 대한 정치적 통제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만주가 비옥하고 지하자원과 물산이 풍부한 땅이지만 중국 전체의 입장에서 봤을 때 동북지역에 틀어박힌 땅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 역사는 또한 황하 중류지역에 자리잡은 황하문명이 양쯔강 일대를 점령하고 복속시켜 개발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런 개발 작업이 적지 않은 성과를 냄에 따라 양쯔강 하류 일대에 또다른 정치적 중심지를 건설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있어 왔다.

 

하지만, 이 시도는 역사적으로 항상 실패했다. 양쯔강 유역에 자리잡은 정치세력은 중국의 역사에서 황하 유역이나 그 북쪽에 자리잡은 세력에게 계속 패배해왔다. 이 역사적 법칙은 거의 예외가 없다.

 

베이징이 과연 중국 정치의 중심으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안이나 뤄양이 정치적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잃은 것은 결정적으로 그 일대의 토지 염도가 높아지고 울창했던 원시림이 벌채되어 황폐화된 영향이 컸다. 토지 생산력이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정저우와 허난성 일대는 곡창지대이긴 하다.

 

베이징이 계속 중국 정치의 중심지로 남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보면 황하의 역사적 문화적 인적 유산을 양쯔강 일대의 물산과 결합시킨 대운하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대운하는 역사적으로 베이징과 양쯔강 유역 항저우를 잇는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일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운하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베이징의 위상은 단순한 지정학적 요소보다는 좀더 다른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어갈 것 같다.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수도가 평양 그리고 서울이다. 한반도가 누구의 영향력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중국의 심장 베이징을 겨누는 칼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이제 역사의 최종 단계에 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세계사는 중국 문명의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고 있으며 그게 인류사 진전의 필수불가결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지정학적, 정치적, 역사적, 경제적, 군사적 위치에 놓여 있다. 그 일을 해내야 할 인류사적 과제가 한반도 주민들에게 주어졌다는 얘기다.

 

모든 숙제는 양면성을 갖는다. 제대로 해내면 도약의 계기가 되고, 해내지 못하면 몰락의 단초가 된다. 그래서 지금 한반도는 역사상 최고의 기회이자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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